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만 관리

비만은 에너지 섭취와 소비 간의 불균형으로 인해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상태를 말하며, 외모나 단순한 체중 증가를 넘어 여러 가지 건강 문제를 일으킵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지방간과 같은 심혈관 질환뿐 아니라 폐 질환과 관절염과 같은 만성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다양한 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심지어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심각한 질병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비만은 이미 전 세계적인 공중보건 문제로 인식되어 왔는데 코로나 19 대유행 기간 신체활동 부족, 불균형 식사, 탄산음료의 과도한 섭취, 폭식, 불안,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비만 유병률이 더욱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다수의 연구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비만 환자들은 정상 체중 환자들보다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비만이 코로나19 감염 시 심각한 합병증과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2025년까지 전세계적으로 남성의 18%, 여성의 21%가 비만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2년 세계보건기구는 비만 퇴치를 위한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은 2030년까지 비만을 대폭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가당 음료에 대한 세금 부과, 건강한 식단을 장려하기 위한 보조금 지원, 학교 영양 프로그램의 개선, 신체 활동의 증진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비만은 유전적, 환경적, 정신적, 내분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개인마다 식습관, 대사 속도, 생활방식이 다르고, 비만의 정도가 같아도 체지방 분포가 다를 수 있으며 같은 복부비만이라도 내장 지방과 피하 지방의 양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신중하고 개별화된 치료 접근이 중요합니다. 많은 비만 환자가 단기간에 획기적인 체중감량을 원하며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여러 업체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환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리한 체중 감량은 요요 현상이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비만 치료는 건강한 식습관 및 운동과 같은 생활 습관 개선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며,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비만 치료 약물이나 시술, 수술까지 고려될 수 있습니다.

FDA에서 승인한 다양한 비만 치료 약제 중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주목할 만합니다. 이 약제는 시상하부에 작용하여 식욕을 줄이고, 위에서의 음식 배출을 늦추며, 포도당 의존적 인슐린 분비와 췌장 베타세포의 성장을 촉진합니다. 이러한 기전을 통해 체중 감소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위험도 감소에도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인 주 1회 복용 제제가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며, 이는 비만 치료 분야에서 중요한 진전을 의미합니다. 이와 함께, 식욕 억제와 에너지 섭취 감소, 지방 소화 및 흡수 감소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약제들이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적합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_ 가정의학과 최영아 주임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