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미국성형외과학회 학술지에 실린 흡연과 노화에 관한 논문이 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 지역 대학병원 성형외과 연구진이 쌍둥이 축제에 참여한 일란성 쌍둥이 79쌍을 대상으로 얼굴노화에 미치는 요인을 조사한 내용이었는데요. 흡연자/비흡연자로 구성된 일란성 쌍둥이의 사진을 보고 흡연여부를 모르는 의료진들이 얼굴 주름 등의 노화의 정도를 비교했더니,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얼굴노화도가 약 57% 더 진행된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같은 흡연자인 경우에는 흡연기간이길수록 노화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흡연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담배연기에는 70종의 발암물질과 약 4,000여종의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흡입시 높은 농도의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에 노출되게 됩니다. 기침이나 구취, 치아변색 같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영향부터, 신체 내 거의 모든 부위에 암을 유발하고,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만성폐쇄성 폐질환 및 당뇨병 합병증 등 심각한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인 암 질환의 32% 정도가 흡연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며, 심뇌혈관질환 및 만성폐쇄성 폐질환, 당뇨병과 관련된 사망에서도 약 30% 정도가 흡연에 의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3년 기준 전체 성인 흡연률은 18.5%로 전년보다 1.6% 증가되었다고 합니다.
일반담배 대체제로서 유해성논란이 있는 전자담배의 사용률 또한 증가되었습니다. 전자담배는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알려져 있지만, 역시 니코틴, 포름알데히드, 니켈, 납 등의 여러 유해물질들에 노출되며, 장기적인 연구가 되지 않아 금연보조제로의 사용이 권고되지 않습니다.건강을 걱정하면서도 담배를 끊는 것이 어려운 것은 바로 강력한 니코틴 의존 및 금단증상이 중요한 원인 입니다. 니코틴은 코카인, 헤로인 등의 마약과 같은 정도의 의존을 유발합니다. 담배를 피우게 되면 니코틴은 약 10초 전후에 뇌의 수용체에 빠르게 작용해서 도파민을 분비시켜 쾌감을 일으키는데, 반감기가 2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장시간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되면 집중력 감소, 짜증 등의 금단증상이 발생하게 되어 담배를 계속 피우게 됩니다. 또한, 특정 상황에서 담배를 피우는 반복적인 습관적인 행위도 금연을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해 스스로의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했을 때 6개월 이상 금연 성공률은 약 4%정도로 낮게 보고됩니다. 하지만, 의사 및 금연전문가와의 상담만으로도 약 8%, 금연보조제 사용시에는 약 25%까지 성공률이 증가하므로 가능하다면 가까운 금연 클리닉을 방문하여 니코틴 의존도를 확인하고 개인에 맞는 금연 상담 및 보조제의 사용이 권고됩니다. 금연 보조제에는 대표적으로 니코틴 껌, 패치, 사탕 같은 니코틴 대체제와 바레니클린이라는 약물요법이 있습니다. 바레니클린은 뇌의 수용체에 니코틴처럼 작용하여 흡연욕구와 금단증상을 동시에 줄여주어 가장 효과적인 금연치료제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금연클리닉을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금연상담전화(1544-9030)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상담전화는 7일 또는 30일 단기프로그램부터 1년간의 장기적인 유지관리 프로그램이 있으며,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비참여자에 비해 30% 높아지는 효과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금연길라잡이(www.nosmokeguide.go.kr), 질병관리청 등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신뢰할 만한 금연 정보를 얻고,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담배를 끊게 되면 모든 연령대에서 혈압의 감소 같은 즉각적인 변화부터 10~15년뒤 암 발생위험이 감소하는 장기적인 이득이 발생합니다. 금연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은 젊을수록 더 크게 나타나지만, 어느 연령에서 금연을 시작하더라도 계속 피는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살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금연에 있어서도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명언을 되새겨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