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응급실 손상환자 표본심층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1996년 28.6명에서 2006년 72.1명으로 약 2.5배가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65세 미만이 11.7명에서 16.8명으로 늘어난 것보다 높은 수치다. 고령화 시대의 노인들 마음이 위태롭다.

노인 자살률 증가와 우울증 증가

최근 발표된 ‘건강보험 우울증 환자수 및 진료현황’에 따르면 연도별 우울증 환자는 2003년 39만명에서 2009년의 경우 52만명으로 5년간 우울증 환자가 32.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간 연령대별 증가율은 70세 이상의 우울증 환자 증가율이 약 78%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 우울증은 자살, 뇌졸중, 심근경색, 치매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발견과 치료가 특히 중요하다. 

노인 자살의 원인으로는 많은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대부분은 노인성우울증으로 인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노인들의 심리적 고통은 개인적으로 그 차이가 있지만 경제적 무능력으로 인한 소외감을 비롯한 배우자의 죽음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상실감, 자녀와의 갈등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무기력, 그리고 노인 학대 등으로 인한 불안감과 자존감 상실 등 다양한 형태로 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다.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마음의 상처

이 같은 노인들의 우울증 증가는 노인 자살 증가의 큰 이유가 되어 그 원인 분석과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노인 우울증과 자살의 증가는 만성질환 등으로 신체적 기능이 저하되는 것에 대한 자존감 저하 및 경제적인 문제를 비롯한 사회적 소외감 등 심리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또한 노인들은 배우자나 가족, 친구의 죽음 등 부정적인 생활사건을 많이 경험하지만 대처할 자원은 부족하기 때문에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노인 우울증의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생기면서 나타나지만, 그중 노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사회에서의 소외감을 비롯한 무능력감을 줄 수 있어 심리적 고통의 원인이 된다. 

또 핵가족화의 확대와 이혼율의 증가, 저출산 등으로 독거노인의 증가와 한부모가구 등 소외 가구의 증가도 노인들에게는 외로움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특히 대부분의 독거노인들의 경우 경제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우울증 나타날 경우 적극적인 치료 중요

최근 노인들이 심리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문제들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심각한 상황이며, 특히 우울증을 비롯한 노인학대로 인한 육체적·심리적 파괴는 노인들의 자존감을 상실하게 해 자살로 이어지게 하는 만큼 무엇보다 사회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며, 심리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노인이 주위에 있을 경우 가족을 비롯한 이웃, 사회단체가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서 필요에 따라서는 적극적으로 정신과적 치료를 받게 해 주는 것이 노인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치료는 일반적인 우울증 치료와 같이 약물요법과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를 하게 된다. 

특히 약물치료는 신체 노쇠에 개인 차이가 심하고 부작용의 가능성도 높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신치료와 인지행동 치료는 전문가와 면담을 통해 원인이 되는 부분에 대해 공감하고 실생활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직접 배우게 된다.
특히 노년 우울증환자의 경우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태도로 접촉하면 그 자체로 치료의 반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으며 노인성우울증은 치료효과가 좋은 반면 상태가 좋아졌다고 유지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1년 후 1/3이 재발하며 5년 후에는 75% 정도가 재발할 정도로 재발률이 높으므로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가 오면 독감예방접종을 통해 독감을 예방하듯 노인성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생활 방식 유지가 많은 도움이 된다.

분당제생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재원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