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전립선비대증' 미리 알고 대비하자!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고령화와 식생활 서구화로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이란
전립선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요도를 비대해진 전립선이 압박하여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질환이다. 원인과 증상, 그리고 다양한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글 조대성 관동의대 분당제생병원 비뇨기과 교수
진료실 문을 열고 아흔다섯의 할아버님 한분이 들어오셨다.
지팡이를 짚으셨지만 정정해 보이시는 분이었다.
“소변 보는 게 불편해서
왔어요”
“아, 그러시군요”
여느 다른 환자처럼 전립선 비대증 환자로 연로하신 나이로 약물치료만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달 후 약을 먹던 환자는 나에게 수술에 대해 문의하였다.
“약 먹어도 그저 그런데 수술하면 안 될까요?”
“수술도 좋은
방법이지만 연세가 많으셔서 수술하기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환자에게 수술보다는 약물치료를 권유하였으나 환자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수술에
대한 문의를 하였고 약물치료가 기대했던 것보다 효과적이지 않아 나는 수술하기로 결정하였다.
아흔다섯의 나이에 수술대에 오르는 환자를 보면서
혹여 수술과정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다른 환자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졌고 늘 그렇지만 수술하는
동안에도 최선을 다해 수술하였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환자도 아무런 문제없이 퇴원하였다.
외래에서 마지막으로 환자를 보던
날이 기억난다.
수술 잘 해줘서 고맙다는 말보다, 내가 복이 있어 좋은 의사선생님 만났다는 말보다 환자가 나를 바라보며 너무나도 행복해
했던 그 얼굴이 지금도 나는 잊히지 않는다.
아흔다섯이라는 숫자에 밀려 수술보다는 약물치료를 선택했던 나는 사실 그 순간 부끄럽기도
하였다.
일찍 수술을 해 드렸더라면 좀 더 일찍 행복해 하셨을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
왜 소변이 잘 안 나올까요?
전립선 비대증의 원인으로 유전적 인자, 체질, 식습관, 동맥경화증, 인종 간 차이 등 여러 가지 인자가 거론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연구된
바로는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였다. 다만 내분비 기능이 저하되는 고령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점에 비춰볼 때 남성호르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게
유력한 학설이며, 백인에서 동양인 보다 흔하며, 채식보다는 육식이나 우유 섭취가 많은 남성이 발생 빈도가 높다.
전립선 비대증이 생기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먼저 소변이 자주 마렵고,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보는 야간뇨(nocturia)가 생긴다.
소변을 볼 때 금방
나오지 않고 뜸을 들여야 나오는 지연뇨(Hesistancy) 증상이나 소변 줄기가 약하고(weak urine stream), 아랫배에 힘을
주어야 소변이 나오거나 중간에 끊기는 경우, 배뇨 시간이 길어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또한 소변을 참지 못하거나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절박뇨(urgency) 및 절박성 요실금(urge incontinence) 증상이 있다. 그밖에 회음부의 불쾌감이나 하복부의 긴장감, 발기부전,
조루증 등도 동반될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은 차를 오래 타거나 과로, 과음, 과격한 성생활 등으로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요?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진단이 우선되어야 한다.
병력에 대한 조사에서부터 국제전립선증상점수표 검사(International
Prostate Symptoms Score, IPSS), 직장수지 검사(Digital Rectal Examination, DRE), 요류 속도
검사 및 잔뇨량 측정, 경직장 전립선 초음파 검사(Transrectal Ultrasonography, TRUS), 전립선 특이항원
수치(PSA), 소변검사 등이 있다. 또한 심한 전립선 비대증의 경우 배설성 요로 조영술, 복부 초음파 검사, 방광경 검사 및 요역동학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할 수도 있다.
전립선 비대증에 대한 치료는 환자의 전신상태, 전립선 및 방광상태, 증상 정도, 나이 등을 고려하여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게 되는데, 보통 약물 치료를 일차적으로 선택하게 된다.
약물 치료는 전립선 비대증의 일차적 치료로 많은 환자에서
효과적이다. 다만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약에 반응이 적어 치료효과가 떨어질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잔뇨가 많이 남는 경우, 재발성 혈뇨, 재발성 요로감염, 요폐, 방광결석이 동반된 경우, 상부요로 확장 등이 동반될 경우 적극적인 수술요법이
필요하다.
전립선 비대증 수술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현재 경요도적 전립선 절제술(Transurethral Resection of Prostate, TURP)은 전립선 비대증 수술치료 중
가장 표준적인 방법(Gold standard) 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신 마취 혹은 하반신 마취 하에 전립선 절제경이라는 내시경을 환자의 요도를
통해 삽입한 후 루프형 전기칼로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합병증으로 역행성 사정은 흔하나 수술후 출혈, 괄약근 손상으로 인한
요실금 그리고 요도협착 등이 드물지만 생길 수도 있다.
약 5~7일 정도의 입원기간이 필요하다.
개복 전립선 절제술은 전립선 비대가 아주
심해 경요도적 절제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경우와 방광게실이나 방광결석, 심한 요도협착이 있는 일부의 환자에게 시행하는 수술요법이다. 그러나 수년
전에는 개복 수술을 해야 했던 100c 이상의 거대 전립선 비대증인 경우에도 최근에는 개복하지 않고 내시경적으로 비대 조직을 근본적으로 박리,
적출하는 수술 방법인 일명 홀렙(Holmium Laser Enucleation of the Prostate, HoLEP) 치료법이 개발되어
각광받고 있다.
합병증은 경요도적 전립선 절제술과 비슷하며 약 3~5일 정도의 입원기간이 필요하다.
전립선 비대증은 중년 남성에게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검진이 필요하며, 40세
이상의 남성이라면 배뇨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전립선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