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에는 필요한 적정 농도가 있으므로 호르몬이 너무 많거나 적으면 심신 기능의 부조화가 초래됩니다. 예를 들면 여성 호르몬의 변화에 따라 불안증상과 우울증상을 경험하는 경우는 상당히 흔한데 이는 여성 호르몬이 뇌의 신경전달물질 체계와 스트레스 중추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가임기와 폐경기 여성은 배란과 월경, 임신과 출산, 그리고 폐경에 따른 호르몬 농도의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면서 기분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증상이 반복되거나 만성화하면 집중력 및 기억력의 저하도 동반됩니다. 그러므로 증상예방, 조기치료, 재발방지를 위해 본원 여성정신건강 클리닉에서는 여성 호르몬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기분장애인 폐경기 우울증, 산후 우울증, 월경전 기분장애 등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진료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갱년기 여성의 폐경기 우울증에 대해 문답식으로 풀어보기로 하겠습니다.

갱년기란 무엇입니까?
폐경은 난소의 활동이 많이 저하되어 생리가 완전히 중단된 상태이며, 대개 50세 전후에 시작되는데 폐경 후에도 난소의 호르몬 생산은 어느 정도 계속됩니다. 갱년기는 생리 중단 후 1년까지의 시기를 말하는데 이 전부터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폐경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폐경기 증상과 그 원인
폐경기가 되면 여성호르몬 생산을 조절하는 뇌의 신경호르몬 분비가 변화하고, 여성호르몬, 특히 에스트로겐의 생산이 감소하므로 에스트로겐 결핍에 의한 폐경기 증상이 나타납니다. 일단 혈관 운동신경의 불안정에 의해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감정이 격앙되기도 하고 가끔씩 오한도 느낍니다. 특히 이런 증상이 밤에 나타나면 만성 불면증에 의한 나른함, 만성 피로, 짜증 등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한편 에스트로겐은 신경전달물질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뇌의 여러 기능을 조절하므로 폐경기에는 우울감, 불안감, 집중력 장애,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도 나타납니다.

폐경기 증상은 얼마나 흔한가요?
우리나라에서는 대략 60%의 여성이 폐경기 증상을 호소하였고, 영국에서는 45세에서 54세 사이의 여성 중에서 80% 이상이 한 가지 이상의 폐경기 증상을 가지고 있으며, 20-30%는 짜증, 우울감, 불안감, 기억력 저하, 집중력 장애 등의 정신 증상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갱년기나 폐경기 이후에 산부인과 진료를 받은 여성 3명 중에서 1명 정도는 우울증 같은 기분장애에 해당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폐경기 우울증에 대해 특히 대비해야 하는 경우
과거에 정신과 질환, 특히 기분장애를 앓았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건강 상태가 안 좋은 경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등에서 우울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폐경기 우울증의 예방
금연을 하고, 음주와 카페인 음료를 피하며, 비타민과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 특히 산책이나 물 속에서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스트레스 조절이 중요하므로 과로를 피하고 대인관계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생활습관과 환경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폐경기증후군과 우울증의 치료
폐경기증후군에 대해 호르몬 치료를 하면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이 나는 증상이 먼저 호전되며, 지속적인 치료로 여러 질병을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호르몬 치료의 부작용이 드물게 나타나므로 치료 전과 치료 도중에 진찰과 검사가 필요합니다. 또한 우울증 증상에 대해 정신과에서 전문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특히 이전에 우울증이 있다가 폐경이 되면서 재발된 경우는 정신과 전문의의 검진이 더욱더 필요합니다.